홍명보 감독의 사퇴 발표 태도가 또 다른 논란의 중심이 됐다. 32강 탈락의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보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회견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더 크게 화제가 됐다.
│ 기자회견 아닌 입장문 낭독
홍 감독은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분 30초 남짓한 입장문을 낭독한 뒤 질의응답 없이 곧바로 자리를 떴다.
카메라에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고개를 빳빳이 든 채로 퇴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스포츠 캐스터 박종윤은 "이건 기자회견이 아니라 입장문 발표"라며 "2년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었는데 워딩과 표정, 전달 형태가 너무 충격적이다"라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축구 해설위원 이주헌도 "써온 입장문을 그냥 쭉 읽는데 아무렇지 않게 '사임합니다'라고
말하는 걸 보고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 왜 이런 태도가 나왔나
박종윤은 홍 감독의 태도에 대해 "대한민국 대표팀을 잘 책임지지 못해 미안하다는 사람의 감정이
아니라, 내가 모욕적이라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않으면 참을 수 없다는 감정이라면 입장문과
말하는 뉘앙스, 전달하는 형태가 다 이해 간다"고 분석했다. 이어 "입장문 속에 '대한민국 축구'가
많이 등장하는데 '나의 축구', '홍명보의 축구 인생'이라고 하면 다 맞지 않냐"고 일침을 가했다.
│ 팬들 반응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게 책임지는 거냐", "거들먹거리고 당당한 목소리와
주머니에 손 넣고 고개 빳빳이 들고 나가는 저 모습이 어이없고 화난다",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의
화법과 태도다. 반성하는 사람이라면 저런 태도가 안 나온다", "공 잘 찬다고 오냐오냐 키웠을지 감도
안 온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 성적 결과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체코에 2-1로 역전승했지만 멕시코에 0-1, 남아공에 0-1로 패해 1승 2패에 그쳤다.
32강 자력 진출에 실패한 뒤 사흘간 다른 조 결과를 지켜봤지만 모든 경우의 수가 외면하며 조 3위팀 중
10위, 최종 34위에 머물렀다.
│ Q&A
Q. 질의응답 없이 입장문만 읽고 나간 것이 문제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더라이프 생각 : 기자회견은 단순히 준비된 발표문을 읽는 자리가 아닙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국민의 궁금증에 응답하는 공개적인 소통의 장입니다.
2년간 대표팀을 이끈 감독이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는 자리에서 질의응답을 일절 받지 않은 것은,
결과에 대한 진정한 책임보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태도로 읽히기 쉽습니다. 팬들의 분노가 성적
부진만이 아닌 태도에서도 비롯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Q. 홍명보 감독 선임부터 이번 사퇴까지,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A. 더라이프 생각 : 더라이프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감독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이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축구협회 전무이사 재직 중 스스로 감독직을 수락했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있었습니다. 성적이 나쁠 때 팬들의 분노가 더 커지는 이유는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
자체에 대한 불신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새 감독 선임에서는 반드시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Q. 이제 한국 축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더라이프 생각 : 지금 당장 새 감독을 임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일이 반복됐는지를
냉철하게 짚어내는 것입니다. 황금세대가 전성기를 보내는 동안 두 차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은 전술 철학, 선수 운용, 협회 구조 모두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새 감독 선임과 함께
축구협회 지배구조 개혁, 세대교체 로드맵 수립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다음 대회에서 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귀국 행사도 없이 조용히 돌아오는 대표팀. 2006년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팬들의 분노는 경기장
밖에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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