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 1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준 신한카드가 서민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가 전사적으로 강조해온 상생금융, 포용금융 가치와도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업계 최고 수준의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주요 8개 카드사 가운데 신한카드의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는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1금융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자금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다.

현금서비스는 카드사 고객이 일시적으로 급전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단기대출 상품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가 달리 부과된다. 평균 금리가 법정 최고한도인 20%에 육박할 경우 대부업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 1위 자리를 내준 배경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621억 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삼성카드(6,612억 원)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에도 당기순이익 1,357억 원으로 전년 동기(1,906억 원) 대비 26.7% 감소하며 업계 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박창훈 사장은 본부장에서 곧바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는 파격 인사를 통해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삼성카드가 10년 만에 신한카드를 제치고 순이익 기준 업계 1위에 오르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시기였고, 업계에서는 박 사장에게 업계 선두 탈환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 고금리 기조와 실적 개선 압박

업계 안팎에서는 신한카드의 고금리 기조 배경에 실적 개선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대규모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 등 고강도 긴축 경영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와의 실적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고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신한카드 노동조합은 이 같은 인력 효율화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1위였던 시절에도 신한카드는 삼성카드보다 더 많은 인력을 운영해왔다는 점에서 인력 감축이 실적 부진의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는 통상 2~3년 주기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지만, 신한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7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단행해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동시에 진행되는 점유율 경쟁

순이익 기준으로는 삼성카드에 뒤처졌지만,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에서는 신한카드가 다시 1위를 탈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한카드의 개인 신판 점유율은 20.5%로 삼성카드(20.05%)를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카드 실사용률에서는 삼성카드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어, 외형 지표 회복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 Q&A — 자주 묻는 질문

Q.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가 높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A. 현금서비스는 신용카드로 현금을 빌리는 단기대출, 카드론은 카드사에서 직접 빌리는 장기대출 상품이다. 평균 금리가 높다는 것은 동일한 금액을 빌려도 이자 부담이 다른 카드사보다 크다는 의미로,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가까운 수준이면 실질적으로 대부업과 유사한 수준의 부담이 발생한다.

Q. 카드사가 고금리 상품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조달비용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연체율 상승 등으로 카드업계 전반의 본업 수익성이 둔화된 가운데, 단기간에 순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금리 대출 상품 비중 확대가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는 서민 금융 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Q. 신한카드만 이런 논란을 겪고 있나요?

A. 그렇지 않다. 우리카드 역시 비슷한 시기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가 19%대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고리채 장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업계 전반의 수익성 둔화 속에서 여러 카드사가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는 구조다.


업계 1위 탈환이라는 과제와 서민 금융 부담 완화라는 그룹 차원의 정책 기조 사이에서, 신한카드의 향후 전략 변화가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