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과 낮은 사업성으로 오랫동안 멈춰 있던 서울 소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집값 상승을 계기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가구 이하의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 단지들이 조합을 속속 설립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소규모 재건축이란
소규모 재건축은 정비사업 방식 중 하나로 단지 규모 200가구 이하, 전체 면적 1만㎡ 미만, 주택단지인 구역 요건, 노후·불량 건축물이 전체 건축물의 60% 이상인 요건을 충족할 때 진행할 수 있다.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관리처분인가를 사업시행인가와 동시에 진행하는 등 일반 재건축보다 절차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이론상 수년은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 신반포26차, 84.6% 동의율로 조합설립 인가
잠원동 한복판에 위치한 신반포26차는 1984년 준공된 66가구 규모의 노후 단지다. 서초구는 지난 11일 신반포26차 소규모재건축사업 조합설립 인가를 고시했다. 토지등소유자 66명 중 56명이 동의해 84.6%의 동의율을 확보했다.
이 단지는 2020년부터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지만 가구별 사정에 따른 반대 의견이 많아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인근에 메이플자이 등 신축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완공 후 90가구로 늘어날 예정이다.
│ 개포현대 200·220동, 영등포 화랑아파트도 가속
강남구청은 지난 12일 개포현대 200·220동 소규모재건축사업 조합설립과 관련해 경미한 변경신고를 위한 공람 공고를 냈다. 현재 126가구인 이 단지는 재건축 후 184가구로 확대될 예정이다.
영등포구에서는 지난해 12월 160가구 규모의 여의도 화랑아파트가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재건축 후 244가구로 늘어나는 이 단지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하는 첫 번째 사례다. 서초구 잠원한신타운도 110가구에서 125가구로의 재건축을 추진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분위기 반전의 배경 — 집값과 기대수익
그동안 소규모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크고 공사비도 많이 오른다는 이유로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인근 신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재건축 후 기대수익이 커졌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소규모 재건축이 과거에는 진행이 어려웠더라도 인근 집값이 많이 오르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비구역 면적이 협소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이 제한적이고, 조합원 수가 적어 조합원 1인당 분담금 부담이 커질 확률이 높다는 점은 여전히 주의해야 할 요인이다.
│ Q&A
Q. 소규모 재건축과 일반 재건축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A. 더라이프 생각 : 가장 큰 차이는 사업 속도와 규모입니다. 소규모 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 없이 조합설립 후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일반 재건축보다 수년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0가구 이하라는 규모 제한 때문에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결국 공사비 대부분을 소수의 조합원이 나눠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인근 집값이 충분히 오른 지역에서만 사업성이 맞아떨어지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이런 단지에 투자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A. 더라이프 생각 : 소규모 재건축 단지는 일반 재건축보다 절차가 빠른 만큼 사업 속도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합원 수가 적다 보니 분담금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는 사례도 많고, 완공 후 세대 수도 많지 않아 시세 형성력이 대단지보다 약할 수 있습니다. 인근 대형 재건축 단지의 시세와 분담금 구조를 꼼꼼히 비교한 뒤 접근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Q. 소규모 재건축 외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나요?
A. 더라이프 생각 : 네, 있습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자율주택정비사업도 소규모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비슷한 취지로 운영됩니다. 가로주택은 블록 단위 가로 구역 내 노후 주택을 정비하는 방식이고, 자율주택은 2가구 이상 주민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각 사업별로 세부 요건과 지원 내용이 다르므로 주소지 관할 구청 정비사업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코스피 9,000 시대, 집값도 치솟으면서 강남 소규모 단지들의 재건축 셈법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속도 있는 사업 추진이 가능한 소규모 재건축이 앞으로 얼마나 더 확산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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